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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ymphony of Heores 포스트 모르템 - 5부
    GamePrograming/Create Game 2010. 4. 7. 23:49
    11. 다가오는 마감 일

      3차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서는 개발할 수 있는 기간이 넉넉하지 못했다. 원래 목표대로라면 게임을 거진 완성하고 버그테스트를 하고 있어야 할 시기였다. 하지만 그 시기에 게임을 제대로 완성한 팀은 한 팀 밖에 없었다. 시간만 모자른게 아니었다. 슬슬 졸업준비를 해야될 시기였다. 이력서, 자기소개서등 제출해야할 문서들이 많았다. 한 업체에서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게임이나 툴을 보기위해서 오기도 하였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신입으로 뽑아가겠다는 것이었다. 여러모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이 시기가 되면, 으례 만사가 지치고 힘들어지고 짜증나기 쉽상이다. 나도 하는 일도 별로 없으면서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게임은 생각처럼 안 나오고, 나 혼자서 학원은 나오는 데(조교의 업무인 학원 지키는 일을 하기 위해 꼬박꼬박 밤까지 남아야 했다.) 팀원들은 남아서 작업도 안하고, 시간은 없는데 해야 될 일은 산 더미 처럼 쌓여있었다. 모든게 비관적으로 보였다.
     
      또 하나 힘들었던 건, 옆 팀인 "Nine O'Clock"팀은 벌써 게임을 완성하고 제 할 일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거기에 위메이드 장학금 수상설(실제로도 수상했지만.)이 나돌기 시작하면서, 학원 분위기가 급격히 산만하게 바뀌었다. 할 일은 많이 남아있었지만, 시험이 끝나고 방학을 앞둔 학교의 분위기에서 프로젝트에 매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프로젝트 막바지에는 나와 프로그래밍 팀장 형, 이렇게 둘이서 거의 모든 작업을 이어갔다. 차가 끊길 때까지 작업을 했었고, 한 번은 도중에 차가 끊겨서 신도림에서 집까지 걸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같이 프로젝트를 완성해나가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었다.(물론 힘들었지만...)


    12. 패키지 제작

      "Symphony of Heroes"는 다른 팀의 졸업 프로젝트와는 달리 온라인 게임이 아니었다. 그렇게 기획한 의도 중 하나가 패키지를 제작하기 위함이었다. 우리가 만든 게임을 패키지로 완성해서 소장한다면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원화가가 그려준 그림을 응용하여, 포스터, DVD표지, 메뉴얼을 직접 제작하였다. 이 작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긴 했지만, 나름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게임이 완성되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마감일 직전에야 CD를 굽고, 패키지를 완성할 수 있었다. 총 30장 정도가 완성되었다. 이 중 몇 장은 최종발표때 경품으로 쓰였고, 나머지는 이 게임을 만들기위해 수고해준 팀원들과 나누어 가졌다. 이렇게 완성된 패키지는 두고두고 오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완성된 패키지의 모습


    13. 제작 발표회

      졸업 프로젝트 팀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여준 팀에는 장학금을 수여한다. 네 팀 모두 이 장학금을 목표로 개발하였다. 장학금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었다. "위메이드 장학금"과 "학원 장학금", 이 두 가지 다. "위메이드 장학금"의 경우 위메이드에서 직접 사람이 와서, 네 팀의 개발 중인 게임을 보고 평가를 했다. "학원 장학금"은 발표회가 끝나고 학원 강사님들이 정하는 장학금이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위메이드 장학금"이 더 컸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등수로 매긴다면 "위메이드 장학금"이 1등. "학원 장학금"이 2등으로 볼 수 있었다.

      7월 말에 이미 "위메이드 장학금"수상자가 이미 결정되어, 우리들 중 1등은 정해진 상태였다.(아까 말했던 옆팀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학원 장학금"이 남아있었지만, "학원 장학금"은 액수가 적다는 소문이 있어서(그 소문은 거짓으로 밝혀졌으며, 상당히 많은 액수였다.) 받으나 마나 한 상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아직 마지막 발표까지 시간이 남아있었지만, 이미 패배했다는 생각에 열심히 하는 사람은 많지않았다. 이런 패배감이 만연한 분위기 속에서도 마지막 발표만은 잘하고 싶었다. 그냥 게임의 등수를 떠나서 모두에게 인상깊은 발표를 보여주고 싶은 오기가 생겼다.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은 저번과 다르게 많은 준비를 했다. 대본도 미리 작성하고, 어디서 어떤 연출을 할지 미리 짰다. 이른 아침, 빈 강의실에서 리허설도 빼먹지 않았다.
      자체적으로 평가하자면 내가 한 것중에는 최고의 프레젠테이션이고, 남들이 보기에도 나름 괜찮았을 것이라고 생각이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학원 장학금"에도 수상 실패했다. 그래도 이렇게 추억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공을 들인 가치가 있었다.
     
    졸업식날 발표 모습

    모션 컨트롤러로 플레이 하는 모습

     

    무려 63슬라이드의 졸업 발표 프레젠테이션
    한 슬라이드당 짧고 빠르게 넘어가는 컨셉으로 제작되었다.


    14. 프로젝트 평가

      한마디로 평하자면 "대체로 미숙했던 프로젝트"라 할 것이다. 특히 나 자신이 팀장으로써 많이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기획은 중심을 잡지 못했다. 팀원들에게 기획의 당위성을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했다. 흔들렸던 시간들이 불필요하게 많았고, 어설프게 많은 것을 시도하려고 하였다.
     
     기획 초기에 우려했던바는 게임이 완성되어서 결과로 나타났다. "음악 지휘랑 전투랑 따로 놀지 않을까?"에 대한 걱정 말이다. 이 문제는 결국 인디게임 공모전 수상 실패로 이어졌다.

      기획자들의 업무 분담 문제도 있었다. 나는 내가 모든 걸 만들고 싶다는 욕심. 그리고 다른 팀원에게 맡기면 내가 원하는데로 기획이 안나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으로 많은 업무를 분담하지 않았다. 대부분 나 스스로 해결하려고 했다. 그만큼 나의 피로는 더 누적 되었고, 많은양의 업무는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게임의 모든 것이 내가 원하는대로 나온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게임을 만드는 그 과정 전체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이었다. 좋은 추억이 되었고, 지금 졸업프로젝트를 다시 하라면, 더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나의 소중한 포트폴리오로 남게 되었으니 더 할 나위없지 않은가? 어쨌거나 이 게임 덕분에 취업걱정은 덜었다. 그게 가장 큰 성과다.


    15. 마치며...

      이번 포스트모르템을 작성한 계기는 우리가 겪었던 프로젝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였다. 어젯 밤 먹은 식사도 기억 못하는 내가, 오랜시간 미루다 이제 와서 쓰려니 쉽지 않았다. 그동안 좀 더 많은 기록을 남겼을 걸 하는 후회도 든다. 
      내 기억이 틀린 부분도 있을 것이고, 내 주관적인 입장에서 썼기 때문에, 다른 팀원들이 보면 틀린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이 글로 후배 기수들 혹은 아마추어 개발자들이 게임을 만드는데 있어 작은 보템이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젝트에서 나 때문에 고생하셨던 모든 분들게 감사을 말을 남긴다.




    출처 -  www.i-stew.com ( 메인 기획자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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